'무시'당하는 인물이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는 이야기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워즈(2009)'에 이어서 같은 감독이 맡아 제작된 영화 '괴물의 아이(2015)'가 2015년에 국내에 개봉되었다. 국내에서는 '괴물아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많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주제인 소년 성장을 이야기로 담아낸 영화이다. 주인공 소년인 '렌(다른 이름으로는 규타가 있다)'이 짐승 스승인 '쿠마테츠'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으로 성장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줄거리를 더 세세하게 살펴보자면 주인공 '렌'은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마음이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홀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중 '쿠마테츠'와 그의 일행을 어둠 속에서 만나게 된다. 신비로운 눈동자를 지닌 '쿠마테츠'에 이끌려 뒤따라간 곳은 '쿠마테츠'가 사는 새로운 세상이었고 그 속에서 '렌'은 '쿠마테츠'에게 새로운 이름인 '규타'로 불리며 자라난다. 처음에는 같이 동거하면서 각종 집안일을 하고 검술을 배우지만 '렌/규타'가 점차 성장하면서 '쿠마테츠'를 검술로 이기는 지경에 도달하게 된다. 한편, '쿠마테츠'와 라이벌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이오젠'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고 반대로 '쿠마테츠'는 무시를 받는 인물이다. 또한, 마을에서는 신의 자리를 둘의 대결을 통해 넘겨받는 풍습이 존재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오젠'을 응원한다. 사람들로부터 천대받으며 자라온 '쿠마테츠'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그의 제자 '렌/규타'의 이야기는 둘의 어둠 속 만남으로부터 펼쳐진다.
결말에 가서는 '쿠마테츠'와 '렌/규타'의 우정이 잘 표현되어있다. 영화 속 내내 둘은 서로 싸우기만 하고 하찮게 여기는 존재로 서로를 생각하지만, 뒤로 갈수록 스승과 제자이면서 절친과 같은 관계를 보여준다. 또한, '이오젠'과 '쿠마테츠'의 대결에서는 오직 '렌/큐타'만이 '쿠마테츠'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이것이 둘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쿠마테츠'와 '렌/큐타'의 만남은 영화 초반에서 우연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본 글쓴이 생각에는 우연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둘이 자라온 성향과 발자취가 맞아 떨어졌기에 만나는 순간은 우연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둘이 다른 성장 이야기를 지녔다면 서로 모른채 지나쳤을 수 있다. '쿠마테츠'의 눈빛이 남다르지 않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깨달은 '렌/규타'가 그렇기에 바로 따라간 것이라고 생각된다.
둘의 만남을 통해 그려지는 이야기는 중간중간 영화 속 마을의 인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장면이 포착된다. '쿠마테츠'는 '이오젠'과 달리 성격이 괴팍하고 무식하며 지저분하기까지 한다. 더 나아가 제자로 인간인 '렌/규타'를 들였다는 것은 마을 사람들에게 불만을 품게하는 요소이기에 '쿠마테츠'를 더욱 더 싫어하게 된다. '렌/규타' 역시, 자신의 원래 세상에서 버림 받아 자라왔기에 둘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존재라고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결말에 가서는 둘의 돈둑한 우정과 '켄/규타'의 아름다운 성장을 거쳐 '성인'이 된 모습이 펼쳐진다.
행동을 거칠지만 마음은 여린 스승 '쿠마테츠'
앞서 말했듯이 '쿠마테츠'는 성격이 괴팍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항상 놀림거리로 자리 잡혀왔다. 특히, 라이벌 관계인 '이오젠'과 비교를 당하며 그의 성격은 점점 날카로워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괴팍한 성격과 거친 행동은 주인공 소년인 '렌/규타'를 만나면서 달라지게 된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쿠마테츠'가 '렌/규타'를 봤을 때, 그저 우연으로 본 것처럼 그려지지만, 사실 '쿠마테츠'도 '렌/규타'를 봤을 때 자신의 어렸을 적을 떠올릴 만큼 순간적인 공감이 되어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된 것으로 영화 중간에 그려진다. 또한, 마지막 그의 희생을 통해 '렌/규타'가 '이오젠'의 아들 '이치로히코'의 어둠을 봉인하는데 성공하는데, 이를 봤을 때 '쿠마테츠'의 행동은 거칠지만 그의 마음씨는 항상 여린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처음에는 서로 다투기만 하는 사이인 '쿠마테츠'와 '렌/규타'의 관계가 점차 우정으로 변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깨닫고 마지막에 가서 '쿠마테츠'의 희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조는 하나의 감동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다.
소년 성장 이야기와 감동을 모두 담은 영화
부모님의 이혼과 길거리를 떠돌던 아이 '렌/규타'는 처음에 마음 속 어둠이 자라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참된 스승인 '쿠마테츠'를 만나면서 어둠이 사라지게 되었고, 후에 가서는 반대로 어둠으로 물들인 '이치로히코'를 동경하기까지 한다. 이런 전개 방식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대표적인 주제인 소년 성장과 잘맞아 떨어진다.
본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한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봤다고 생각된다. 소년 성장 만화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페어리테일', '나루토', '원피스'가 떠오르는데, 이 만화들과 견주어도 잘 만든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앞서 리뷰한 영화인 '썸머워즈(2009)'의 이야기 전개는 논리적으로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 영화 '괴물의 아이(2015)'은 액션과 감동 모두 잘 담아낸 영화라고 생각된다. 특히, 마지막에 가서 '쿠마테츠'의 대사가 관객들에게 큰 감동 포인트로 남았는데 '항상 너의 마음속에서 지켜볼게'라는 대사이다. 그의 희생을 통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신의 자리가 아닌 오직 '렌/규타'를 위한 신으로 자리 잡아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만약, 화려한 액션과 큰 감동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번 영화 '괴물의 아이(2015)'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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