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과연 승리자일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 대만의 영화 분야에서 지난 2017년, 한 작품이 개봉되었다. 영화의 이름은 '몬몬몬 몬스터(2017)'이고, 학교폭력을 주요 소재로 다뤄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 영화이다.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각기 다른 느낌을 얻을 수가 있는데, 괴기하거나 심오한 느낌, 또는 가운데 밑에 위치한 소년의 얼굴을 보고 이상한 느낌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작품의 주요 소재 및 줄거리는 학교 폭력과 관련되어 있다. 이 소재와 더불어 작품에서 중요시하는 요소가 한 가지 더 존재하는데, 영화의 이름에서도 등장하는 '몬스터'의 등장이다. 사실, 몬스터인지, 괴물인지, 좀비인지 정확히 구분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영화를 소개하는 포스터나 소개하는 글에서 말하는 바에 따라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를 '몬스터'라고 칭하겠다.
작품 속 이야기 전개는 포스터 속 얼굴이 찡그러져 있는 소년, 린슈웨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린슈웨이는 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당하는 존재이다. 그를 주도적으로 괴롭히는 소년은 런하오, 포스터 속 린슈웨이와 어깨동무를하고 있는 소년이다. 포스터 속 린슈웨이의 주변으로 둘러싼 아이들은 런하오를 따르는 무리의 일원이며 학교 내에서 린슈웨이를 지지하는 사람은 같이 학교 폭력을 당하는 소녀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의 이상한 권유로 런하오 무리와 같이 봉사 활동을 하러간 린슈웨이는 '몬스터' 소녀를 찾게 되고 그 소녀를 괴롭히다가 소녀의 특징을 알아낸다. 소녀는 햇빛을 받게 되면 엄청나게 고통스러워 했는데, 이를 런하오는 그녀의 피를 채취해 담임 선생님의 텀블러에 피를 타게 된다. 그 결과, 담임 선생님은 모든 학생들과 교직원이 위치한 강당 한 가운데서 죽게 되고, 이후, 자신의 여동생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몬스터'의 자매가 런하오의 여자친구를 죽여버린다. 이후, 런하오와 린슈웨이 무리, '몬스터' 자매간의 싸움이 벌어지고 린슈웨이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런하오를 배신해 그를 죽여버리고 몬스터 자매 역시 같이 죽여버린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는 린슈웨이가 학교 급식에 몬스터 자매의 피를 타고, 그 급식을 자신과 같이 학교 폭력을 당한 소녀를 제외한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먹게 해서 학교의 모든 사람이 불에 타 죽는 결말을 맞이한다.
처음 포스터를 보거나 영화의 초반부까지만 봤을 때는, 린슈웨이가 피해자이기에 그를 누군가 구제해 주기를 원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까지 시청하고 나서는 사뭇 다른 감정이 느껴졌다. 피해자 린슈웨이 역시, 자신과 똑같이 런하오에게 피해를 보게 되는 몬스터 소녀를 구출하는 것이 아닌 그녀의 피를 이용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자매를 죽이기까지 한다. 이를 통해 결말을 해석해 봤을 때, 린슈웨이 역시 자신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점을 본인도 깨달은 것 같다. 그렇기에 자신 역시, 급식을 일부러 먹어 불에 타 죽는 결말로 이어지도록 선택했으며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강조하듯이 서로 괴롭히고 잡아먹는, 서로가 서로의 가해자가 된 이 상황에 과연 누가 괴물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영화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
2010년대 후반부터 대만의 영화들이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스토리 텔링으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소재로는 학교 폭력이 있는데, 이 소재의 대표적인 영화 역시 이번에 소개하는 '몬몬몬 몬스터(2017)'이다. 국내에서도 학교 폭력과 관련된 소재를 이용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등장한다. 비록, 학교 폭력이 주요 소재가 아니더라도, 학교와 관련된 작품, 학생이 등장하거나 미성년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이라면 중간에 학교 폭력 소재를 삽입해 또 다른 이야기 전개 방식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몬몬몬 몬스터(2017)'은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와 '몬스터'의 존재를 교묘하게 연결시켜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준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 린슈웨이가 만약 몬스터 자매를 구출하고 그들을 도와줬다면 본 글쓴이의 생각에는 결말이 사뭇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영화의 포스터나 소개하는 글에서 보면, 누가 괴물인지를 계속해서 강조해 보여준다. 즉, 관람객들로 하여금, 감독의 생각은 이 영화의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고 누가 가해자이자 괴물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린슈웨이는 영화의 초반에서 분명히 억울하게 학교의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하지만, 그가 자매들에게 한 행동 역시, 그를 괴롭힌 런하오의 무리와 다를 바가 없다. 자매에게 린슈웨이는 가해자처럼 보였을 것이고, 린슈웨이는 런하오를, 런하오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죽이고 겉모습이 괴물인 자매들을 서로 괴물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사회 풍자를 잘 연출해낸 대만의 작품들
본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회 풍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윗 소제목에서 다룬 학교 폭력을, 두 번째는 '서로가 서로의 가해자'라는 점이다. 학교 폭력에 관해서는 윗 소제목에서 다뤘으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 소제목에서 다룰 사회 풍자는 '서로가 서로의 가해자'라는 점인데, 현대에 살면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는 점을 영화를 통해 비판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작품을 보면 서로가 서로의 가해자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마치 먹이사슬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현대인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몰래 부탁을 하거나 이익을 최대로 하는 행동은 현대 사회에서 다방면으로 벌어지고 있다. 본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이 점을 영화에서는 학교 폭력과 몬스터라는 소재를 연결시킴으로써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닌지 영화를 감상하고 든 생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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